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롬 5:6~11)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일방적이며 무조건적 인지를 깊이 있게 드러낸다. 하나님은 우리가 연약하고 죄인 되었을 때, 곧 그분의 사랑을 받을 만한 아무런 조건도 갖추지 못했을 때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한 대속 제물로 내어주셨다. 이는 그 어떤 도덕적 자격이나 회개의 요청 이전에, 오직 하나님 자신의 기쁘신 뜻과 언약에 따라 베풀어진 철저히 ‘선행적’인 사랑이다. 사람은 선인을 위하여서도 죽기 어려우나, 하나님은 죄인을 위하여 죽으심으로 자신의 사랑을 확증하셨다.
먼저 하나님의 사랑은 공의의 원칙을 넘어선다. 율법이 말하는 공의는 행한 대로 갚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본성상 하나님의 기준에 도달할 수 없으며, 누구도 율법으로는 의롭게 될 수 없다는 것이 바울의 확증이다. 이런 무능과 부패함 속에서 하나님은 공의 대신 일방적인 사랑을 택하셨고, 그 사랑의 증거가 바로 그리스도의 피이다. 구약에서의 제사가 동물의 피로 인간의 죄를 일시적으로 덮었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단번에 완전하고도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다. 이는 단순한 죄사함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원수 관계가 해소되고, 다시금 화목한 관계로 회복되게 하는 사랑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단순히 죄를 사해주는데 그치지 않는다.
바울은 “그의 살아나심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는 예수의 부활이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믿는 자에게 끊임없이 생명을 공급하며 구원의 완성을 이루는 현재적이고 미래적인 능력임을 의미한다. 곧, 죽음으로 화목하게 하셨고, 살아나심으로 구원을 이루시는 사랑이다. 이 사랑은 고통과 희생을 통해 증명되었고, 그 결과는 참된 기쁨이 되었다. 그래서 바울은 “하나님 안에서 즐거워한다”고 고백한다. 이 즐거움은 인간의 조건이나 환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오는 것이다. 이러한 사랑은 인간의 반응이나 조건에 따라 주어진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셨고, 그의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셔서 하나님의 자녀 삼으셨다. 이 사랑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 계획에 근거하며, 그 사랑의 대상은 그분의 언약과 이름을 위해 선택된 자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받은 사랑은 단지 감정적인 애정이 아니라, 창세전부터 계획된 언약적 사랑이며, 역사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실현된 실존적 사건이다. 이 사랑은 또한 ‘희생 없는 사랑은 거짓이다’라는 진리를 교훈한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를 향한 희생으로 나타났듯, 우리 역시 서로를 사랑할 때 말로가 아니라 희생으로 증명해야 한다. 부모의 사랑이 자녀를 위해 시간과 수고와 자원을 아끼지 않듯이,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도 이 사랑을 본받아 교회와 이웃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들이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은 십자가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났고,이제 그 사랑 안에 사는 자는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그러므로 신자는 그 사랑을 알고 기억하며, 마찬가지로 일방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 곧 성화의 길을 걸어야 한다.